봄 향기가 지나고 여름의 청량함이 코를 찌르기 시작했던 시기였다. 어김없이 방학이 시작되는 시기가 오니 전화가 울렸고 오랜만의 요양같은 휴가에 그 날은 집 안에서 반신욕을 했다. 설렘과 긴장이 몸에 돋아서 였다. 바닷가는 여전히 푸르르게 빛났고 모래사장은 발을 곱게 덮어도 웃음을 자아내게끔 만들었기에 난 그곳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단촐한 캐리어 짐을...
수양버들 postype. 갸오 진흙탕과 핏자국 찬열은 결국 윤판에게 백현으로 보내는 쪽지를 써 보냈다. 사과와 용서를 비는 장문의 쪽지였다. "이 쪽지를 너희 도련님에게 갖다주도록 해라. 그리고 내일 달이 중천에 걸렸을 때, 대문 밖으로 나와 있으면 내 선물을 준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전해야 한다." 윤판은 끄덕이고 저 불빛 너머로 사라졌다. 찬열은 한숨을...
*이 글은 영화 '아가씨'를 모티브로 작성된 글입니다. * 사운드클라우드 재생을 권장합니다. 덜컹거리며 마차가 멈추는 순간, 백현이 예홍을 쳐다봤다. 예는 무심하게 짐을 몇 개 내리고는 냅다 찬열애게 멀끔한 옷을 던져줬다. "박찬열 너는 따로 이동한다." 눈을 가린채로 찬열은 일어나 마부의 부축을 받으며 알 수 없는 길을 걸었다. 백현이 찬열의 손을 잡았지...
어머니께서 선물로 손에 쥐어준 시계를 차고 기차역으로 향하니,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와 바쁜 뜀박질 소리가 들렸다. 기차가 온 것 같았다. '우리 가문의 자랑이다. 아들.' 집을 나올때 어머니가 한 말이 아직까지도 귀 안을 파고드는 기분에 눈을 감았다. "떨어졌는데."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황급히 뒤를 도니 젊은 남자가 내 가방을 가르키고 있었다....
*사운드클라우드 재생을 권장합니다. 아이가 총을 든 이유는 있었다. 구정물이 온갖 구덩이에서 유전이 터지듯 울컥 쏟아지는 산업단지에서, 아이는 피와 진흙이 구별되지 못하도록 볼에 진한 진흙을 발랐다. 그때는 증기기관이 모습을 드러내던 1900년대 초반이었다. 아이는 동양에서 입양되어 온 특출나고 눈에 띄는 아이었다. 외모나, 다른 면이나. 아이는 어디서든...
어릴 적 부터 나는 고립된 매마름에 목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는 뇌덩어리.사람들은 성적 종이쪼가리의 숫자만 보며 열광했고 그럴때마다 난 무표정의 건조함으로 그들을 대했다. 매마름이 해소된건 어엿한 회사원이 되려던 직전이었다. 여자친구를 만나도 충족되지 않던 답답함이 뽀글머리의 주근깨 많은, 그것도 눈이 축 쳐져서는 바보같이. 가슴이 ...
* 사운드클라우드 재생을 권장합니다. 수양버들 postype. 갸오 균열 달빛이 밝았다. 다리 밑으로 자리를 잡으니 유난히 헛기침이 거세게 나오던 백현이었다. 오묘하고 간질거리는 기분 때문일까? 자꾸 침이 넘어가고 발걸음이 왔다리 갔다리 빨라지는 것이 무언가 요상하고도 희미했다. 시간이 어느 쯔음 다 되자 백현은 윤판의 팔을 잡았다. "윤판아. 밖에 나가서...
* 본 글에서 나오는 상황, 설정, 지명 등은 모두 허구임을 밝힙니다 "죽었습니다." 한 번 더 물어보았다. 그 사람이 맞는지. "맞느냐." "직접 확인해 보심이..." 파릇파릇하던 꽃들이 죽어갔다. 땅은 척박했지만 피로 거무죽죽하게 물들어 축축했다. 모래들은 검은 피에 둘러싸여 굳어있었다. 그것이 조정의 모습이었다. *사운드 클라우드 재생을 권장합니다. ...
세훈이 황급히 전화를 들어 백현에게 연결을 시켜봐도 그는 묵묵 부답이었다. CCTV 자료가 그의 컴퓨터선에 연결되어 쭉쭉 들어왔는데 누가 계산한 자리인지 사각지대 안에 완벽하게 비껴나간 위치에 둘은 대치하고 있었다. 송신할 수 있는 것은 희미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였다. “씨발 진짜...” 당황한 상태로 총을 들고 나간 세훈은 운전대를 잡고 당장에 회사로 전화...
얼빠진 백현에게 다니엘이 보채며 물었다. 그곳에서 뭘 어떻게 하겠나. 멱 따서 피튀는 꼴을 정말 보고 싶었는데 말이지. “근데 왜 안죽였어?” “그럴 수가 없었거든.” “왜?” 백현은 말을 하다 입맛을 다시며 한숨을 쉬었다. 베개에 소리치기도 하고 산 쇼핑백들을 모조리 치우며 분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 처럼 굴었다. 내가 제일 화나는 이유는 그 새끼 때문이 ...
중국, 북경 “기름 정말 싫은데.” 투덜거리는 말투에 반듯하지 못한 옷차림새까지. 뭐 하나 똑바로 된 게 없었다. 그 자신도 그런 모습이 싫었는지 입고 있던 셔츠를 보며 구역질이 난다는 모션을 취했다. 이런 똥같은 관광용품은 어디서 구해온건지, 센스라곤 다 뒤져버린 소품팀이 미워지려고 했다. 기름냄새, 생선냄새가 풍기는 야외 테라스에서 어울리지 않은 이태...
성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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