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영화 ‘아가씨’를 모티브로 작성된 글입니다. 그곳을 빠져나온지 일주일째, 우린 배를 탈 수 없었다. 나와 백양은 뒤죽은듯이 경성 외곽의 여관에서 담뱃불을 피우며 지내야만 했다. 키즈키의 직속 산하 부하들이 이 일대를 뒤지고 있다는 소문에 백양은 경솔하게 나서기보단 오히려 잠자코 때를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판단한 모양이었다. “... 언제까지 기다려야...
백현에게 전화를 걸어도 걸어도 받지 않아 급하게 옷을 챙겨입고 차에 올라탔다. 손이 덜덜 떨려 키가 꽂아지지 않았고 입술은 말라 절박했다. 운전 중에도 머릿 속이 뒤엉켜 그 심리를 몸이 그대로 표출해주고 있었다. 다시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그는 받지 않았다. 학교에 발을 내딛는 순간 난 따가운 눈초리들을 올곧게 느낄 수 있었다. 속닥이는 속삭임들...
착잡해보이는 얼굴. 그는 잿빛 표정을 하곤 담배를건넸다. “전 안펴요.” “... 그래요? 피실 것 같아 보이는데.” 문교수는 며칠 새에 얼굴이 헬쓱해진 것 같았다. 말 없이 종이컵을 만지고 있던 사이, 그가 말을 걸었다. “저 학생이랑은 친하신가봐요?” “네? 그냥 수업내용을 물어보길래 잠깐...” “아아.” 사람 좋은 미소가 싹 가시고 건조한 표정과 퀘...
이 글은 영화 ‘아가씨’를 모티브로 작성된 글입니다. “칠십만엔!” 엎치락뒤치락 하는 경매가에 모두 손톱을 잘근거리며 아등바등 탐을 내고 있었다. 경매가가 더욱 올라갈수록, 백현이 더욱 살기어린 눈빛을 할수록. 그의 탐욕스러운 입꼬리는 주체하지를 못했다. 키즈키 또한 난리법석인 아래층을 보고 담배를 꼬나물었다. “가관이구만...” 점차 가격이 말도 안되게 ...
전화를 받은 그의 목소리는 컬컬했다. 어디가 아프냐 물으니 그저 가벼운 열감기일 뿐이라 말했고 되도록 빨리 끊어하고싶은 눈치의 뚝뚝 끊기는 대답만이 계속되고 있었다. “감기 혹시 저때문이면..” “교수님 때문 아닌데요.” “.. 미안해요.” 미안한 마음이 통화 너머로 전달되면 좋겠지만, 그는 대답이 없었다. 그러다 말했다. “교수님은 착한 분이세요. 알아요...
영주가 죽었다. 내 사랑하는 아내였고 친구였다. 웃는 모습이 참 예뻤고 날 위해준답시고 논문 학술회가 다가오면 예민해지는 날 위해 어깨를 주무르던 사람이었다. 따뜻했고 온난했으며 내 가슴을 짓누르는 첫사랑의 구름이었다. 새벽에 교통사고로 전화가 왔다. 다급해보이는 여자의 목소리. 직감으로 간호사인것을 깨달았고 부리나케 달려왔지만 거짓말처럼 숨졌다. 내 일생...
이 글은 영화 ‘아가씨’를 모티브로 작성된 글입니다. 백양은 담배를 물어 피며 멀끔하게 차려입어 사람소리가 가득한 연회장 안으로 개미같이 숨어 들어갔다. 히로는 경성에서 이름을 내노라 하는 위인들과 가식섞인웃음을 팔고 있었다. 키즈키의 말이 생각났다. 백양은 피식 웃었다. “지랄하네.” 연회장은 평상시보다 큰 규모였다. 은근한 정치계의 대부 몇도 얼굴도장을...
이 글은 영화 ‘아가씨’를 모티브로 한 글입니다. 산책을 나가기에는 너무나도 좋은 날씨지만 마음은 그리 편하지 않았다. 하얀 설들은 모두 들판 위에서 녹고 생기돋는 푸른 잡초들이 점차 드러나고있었다. 그토록 좋아하는 볕이 오랜만에 백현의 머리 위를 달궜다. 찬열은 볕을 쬐고는 좋아라 하는 백현의 얼굴을 한참이나 쳐다보다가 그의 손목을 꽉 쥐고는 도피하듯 달...
이 글은 영화 ‘아가씨’를 모티브로 작성된 글입니다. “전시회 연기라니.” “히로님이.. 갑자기 연기를.” “무슨 이유로?” “그게 저도 잘... 아까 키즈키님이랑 같이 계셨던 것 같은데요.” 하녀는 고개를 수시로 숙이며 굽신거리며 백현에게 전달했다. 연기라니. 한번도 있지 않았던 일이라 백현은 벙을 찔 수 밖에 없었다. 하녀가 문을 급하게 여니 찬열이 덜...
이 글은 영화 ‘아가씨’를 모티브로 작성된 글입니다. “개소리.” 백현은 발을 빠르게 옮겼다. 뒤꽁무니에선 불청객키즈키의 목소리가 애타게 들려왔다. “지체하지마!” 썅. 욕이 한 솥마냥 거하게 튀어나왔다. 그래. 그의 말대로 지체 않고 계획을 좀 더 빠르게수행하면 될 일이었다. 이렇게 전보를 보내지 않고, 화랑에서의 계획을 시작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
이 글은 영화 ‘아가씨’를 모티브로 작성된 글입니다. 요번 겨울은 춥고도 삭막했다. 아마 이 저택에 들고 나서 가장 추운 겨울이었다. 이렇게 해서는 하인이 들어올 기미는 커녕 집구석에 개미 한마리도 들어올 수 없었다. 쓸만한 하인을 구해주겠다는 땅부자 윤씨에게도연락이 없었다. 겨울이 깊어져 가고 야마노 히로가 문을 더 굳세게 걸어 잠굴때마다 불안감에 손톱은...
이 글은 영화 ‘아가씨’를 모티브로 작성된 글입니다 심장의 쿵쾅거림을 뒤로 하고 조그만 정적이 찾아오자찬열은 다른 주머니 속에 있는 오르골을 만지작거리다꺼내 그에게 쥐어주었다. 당혹스러운 백현이 얼떨떨하게 받아들었다. “이게 뭐야?” “오르골이에요. 여기, 해랑 달.” 찬열은 직접 앉아 오르골 이곳저곳을 짚어주며 설명했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있는 집...
성년 작가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